spectRuM

150529 방탄소년단 I need U 마지막 팬싸인회 (용산) 후기 - 랩몬스터 본문

Hegemony : 글/후기

150529 방탄소년단 I need U 마지막 팬싸인회 (용산) 후기 - 랩몬스터

헤게모니94912 2015. 11. 26. 04:09

올 이게 이제 새로 팬싸 가기 전 마지막 후기가 되겠군.

애들 컴백하고 자꾸 나다녔더니 집에서 애인이 생긴거 아니냐는 오해아닌 오해를 받아 

이왕 오해 받는거 이번에는 꼭 10초만 남자친구 해달라고 말해야지 하고 다짐 또 다짐을 하고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ㅋㅋ도 돌려보고 갔었다. 남준이가 요청을 수락하면 '요즘 안 힘들어 자기야?' 로 내가 먼저 말을 걸어서

약간 당황하는 그 수줍은 남준이의 모습을 머릿속에 상상하면서!!! 아 완전 짜릿해!!!!!

정말 단단히 벼르고 준비하고 갔던 팬싸였다. 오빠랑 개드립 배틀을 해서 이기고 오겠다는 굳건한 다짐을 품고 갔다구!


그런데 말입니다. 김남준은 고단수 입니다. 아시겠어요!?!?! 고단수 라고!!! 우리오빠 고단수다!!!!!



시작은 에미넴.. 이 아니라 언제나 그렇듯 '어이구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어요?!'. 남준이는 '아이구~'라는 감탄사를 잘 쓰는 편인데 뭔가 영감같으면서도 귀엽다. 도시에서 자란애가 구수하고 올드한 느낌도 있고 신기하다 참. 그러나 남준이가 인사를 하는 그 시점 내 머릿속에 들어있는 딱 두가지 1) 존댓말을 쓰자   2) 10초만 사귀어 달라고 빈다    그래서 다른 말에 뭔가 대답을 열심히 못해써...

잘지냈냐는 말에 네 그럼요 라고 대답했는데 내 대답을 못들은 모양인지 다시 한 번 물어왔다. 


"어구 잘 지내써여? 두번째네여 이번에"

"네~"


예쁘고 또 고맙게 얼굴을 기억했는지 이번(아니쥬)에 두번째 온다고 반겨준 남준이. 늘 이렇게 성의를 다해 반가워해줘서 고맙다 ㅠㅠㅠ 천사 쥬니 ㅠㅠㅠ

묘하게 긴장도 되고 시간도 짧은 것같고 (팬싸가 늦어져서 ㅠㅠ) 괜히 급한 마음에 허둥지둥거리다가 이래 저래 손이 복잡해서 핸드폰을 내려놓고 팔찌를 하나 채워줬다.뭔가 남준이 안부묻고 있는데 대답 너무 성의없이 한 것 같은 기분 ㅠㅠㅠㅠㅠ미안.. 


그랬는데 팔찌말고 앞에 내려놓은 핸드폰에 관심을 보이는 남준이 ㅋㅋ


"뭐에요 이건."

"응? 이거 내꺼."

"좋은거 쓰시네요(그럼~) 이게 엣지에여?"

"네"


받아쓰기 하면서도 어이가 없네 ㅋㅋㅋㅋㅋㅋ 뭔정신이었는지 기억은 잘 안나지만 저런 쓰잘데기 없는 이야기를 입밖으로 내뱉은 뒤 목적 달성을 위하여 말을 꺼냈다.


"오빠 저랑 10초만 남자친구 해주면 안돼요?"


나 정말 씁씁 후후하고 단단히 마음잡고 말했는데 오빠의 돌아오는 대답은 왜 존댓말 하냐는 얘기.


"왜..왜 존댓말 해요 갑자기? 편지에 그렇게 다짐한다고 하셔서 하는거에요? 푸핳ㅎ하 못할거 같다매여!!!"

"하고 있자나여 저 다짐한건 잘 지키느..ㄴ.."


나 진짜 심호흡 크게하고 저 말 한건데 오빠 능글맞게 막 받아친다 ㅠㅠㅠㅠ 편지에 몇 번 존댓말을 쓰고 싶은데 내가 버르장머리가 없어놔서 반말이 막 나온다 뭐 그런 얘기를 몇 번 적어줬더니 저렇게 막 능글맞게 수니 놀리구 그런다 오빠 진짜 ㅠㅠㅠㅠ근데 편지 읽고 어떻게 다 기억하지 ㅠㅠㅠㅠㅜㅜ 우리 남준이 정말 똑똑해 ㅠㅠㅠㅠㅠㅠㅠㅠ 여러분 편지쓰세요.. 남준이오빠 편지 정말 다 읽는 좋은 아이돌오빠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근데 오빠 수니 놀리지 마라 수니 심장은 유리심장이에요 ㅠㅠㅠㅠㅠㅠ 오빠가 그렇게 자꾸 갑자기 설레게하면 개복치같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어요...ㅠㅠㅠㅠㅠㅜㅜ


그리고 그렇게 놀리고 끝낼 오빠가 아니지... 


"그래. 자기야"


아..... 내가 먼저 선수 칠라고 했는데 내 말 끝나지두 않았는데 오빠의 선빵! 자세고쳐잡고 앉으며 물 흐르듯 흘러나온 멘트가 그래자기야라니.

내가 지금 뭘 들은거야... 뭐라고?? 아 오빠 이렇게 갑자기 훅 들어오기 있냐 ㅠㅠㅠㅜㅜㅠ 앞에서 얘기했듯이 이건 내가 준비한 비장의 카드였는데 오빠가 그 카드 들고 빙긋 웃고 있는 기분... 순식간에 몸에 열이 확 올라서 얼굴 엄청 빨개졌을고야... 그래두 준비했던 말이 있어서 잘 받아칠수 있었다.. 1차는..그래 1차는..


"응 그래 자기야.. 자기야 이런 늦은시간에 이렇게 자꾸 만나면.. 내가 집에서 오해를 받잖아.."


나도 자기야로 응수했다구!! 그치만 들려오는 더 대단한 대답.


"아니야 난 늦을 수록 좋아.."


po동공지진wer 뭐라구 오빠? 그런말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하지마.... 

당황해서 제대로 말도 못하고... 어.. 어 안돼... 내가 안돼... 하고 있으니 (받아칠 말을 생각 못했음)(원래는 이쯤에서 우리 헤어져를 했어야 함) 이어지는 남준이의 목소리


"우리 am일때만 보자." 


여기까지 하고 눈앞에 '아싸 드립에 성공하였다!' 의 표정을 지은 남준이가 앉아서 뿌듯한 표정으로 날 내려다보고 있어.. 자기도 민망했는지 막 웃는데 아 진짜 김남준 세상에서 제일 귀엽다 ㅠㅠㅠㅠㅜㅜㅠㅠㅠㅠㅠ 김남준 왜 귀여워요? 귀여우라구? ㅠㅜㅠㅜㅜㅠㅜㅠㅠㅠㅜ 아 막 너무 귀여워서 끙끙 대놓고 앓을 뻔 했다. 그리고 그래 자기야 이후로 반말을 길게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내가 반말을 하는 편이라 그래도 나한테는 남준이가 반문하거나 그러는 대답에서는 말을 놓기도 하는 편이긴 한데 그래두 막 아예 긴 반말? 들으니까 느낌이 또 새로웠다. 크흐.. 연하남+반존대 = ㅇㄱㄹㅇ

그치만 여기까지 내가 너무 좋아하느라고 시간을 많이 써버려서 10초 지났으니 헤어지자는 얘길 못하고 끝인사를 해야했다. (사실 오빠의 폭탄 발언에 까머금)


"활동 열심히하구.. 해외 투어 잘 갔다 오구.."


이번 활동 좋았고 너 멋있었고 힘들었을텐데 잘 버텨줘서 고맙구 그와중에 팬 챙겨주고 해서 진짜 고맙고.. 등등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고나리자가 넘어가라는 이야길 꺼내 아쉽게도 인사를 마쳐야 했다. 그런 나에게 남준이의 마지막 인사.


"누나 진짜 고마워요. 알죠? 내 마음? 알길 바라요. 진짜 알길 바랗ㅎㅎ"


안녕하고 넘어가는 나에게 고맙다고 자기마음 알았으면 좋겠다고 막 그러는데ㅠㅜㅠㅠㅠㅠㅜㅜㅠ 몰라 모른다 모를거다 ㅠㅠㅜㅜㅠㅜㅠ영원히 모를건데 알 때까지 니 수니 할거야 ㅠㅠㅜㅠㅜㅠㅜㅠㅜㅠㅠㅠ


내려와서 애칭을 지어달라고 적어놨던 포스트잇을 보니 또 또 귀엽게 '누나 누나 ♡_♡' 하고 적어놓았다. 국민 연하남 시켜조라조 ㅠㅠㅠㅠ진짜 남준이 정말 좋은 아이돌 연하 오빠야....ㅠㅠ


길지 않았는데 여운이 오래남는 팬싸였다. 이날 진짜 스케줄이 많아가지구.. 남준이 힘들어서 무대하면서도 엄청 힘들어하고 그랬는데 팬싸인회 와서는 또 한 명 한 명 다 최선을 다해 싸인해주고 만나주고 그랬다. 대단한 남자야 우리 남준이... 짧게 나마 남준이에게 웃음을 줄 수 있어서 즐겁기도 했던 것 같고... 이래저래 처음 해보는? 들어보는 것들도 많아서 여운이 더 남았던 것 같음. 


그래서 이 새벽에 왜 이걸 쓰고 앉았냐면... 팬싸가 가고싶기 때문이다.

ㅠㅠㅠㅠㅠ 남준아 ㅠㅠㅜㅜㅠㅠ 보고싶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음에 팬싸 갈 때는 좀 더 좋은 드립 칠 수 있는 환경 만들어 갈 게 (?!)


끝.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