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tRuM

꿀에펨을 들으며 한 생각 - 낭만주의 그리고 행복 본문

Hegemony : 글/남준이생각

꿀에펨을 들으며 한 생각 - 낭만주의 그리고 행복

헤게모니94912 2015. 1. 4. 05:03

141225 BTS 06.13 Mhz 꿀에펨 - 크리스마스 특집 방송 랩몬스터

https://soundcloud.com/bangtan/sets/christmas 21분 45초부터


남준이가 하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가끔 놀랄 때가 있다. 

뭐 사람은 자기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좋아한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정말로 닮은 점이 많아서. 

도달하는 방법은 뭐 각자 살아온 길이 다르니 약간씩 다르겠지만 결국 목적지는 같을 때가 많아서 참 신기하다. 

그 목적지가 유니크 한 경우일수록 더더욱 나는 놀라곤 한다. 


라디오를 들으며 참 신기했다. 

아마 남준이가 책을 읽으면서 느꼈을 그 기분을 내가 라디오를 들으며 느꼈을 것이다. 

신기하게도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남준이의 그 말들은 평소에 내가 자주 하고다니던 말들이었다. 




남준이 처럼 나는 오글거린다는 말을 별로 안좋아한다. 더하자면 오글거리는 말에 허세라는 말도 함께.


어느 순간부턴가 범람해버린 '오글거린다'와 '허세다'는 말은 감정과 감성을 표현하는 모든 것들을 짓밟고 조롱하고 무시해버리곤 했다. 

낭만을 쫓는 나로썬 표현의 자유를 폭력으로 빼앗기는 기분이라 참 저 단어들이 별로였다. 

안그래도 각박한 현실에서 낭만이라도 있어야 좀 살만한데, 

그러한 표현들이 조롱당하고 그렇게 낭만을 쫓으며 사는 사람이 생각없고 철없고 현실감각 없는 사람으로 치부되는것이 나는 참 싫었다.


꼭 현실적으로 살아야하고 꿈꾸면서 살면 죄가 되고 잘못 살고 있는것이 되어버린 이 사회에서 

나는 그렇다면 마지막 남은 낭만주의자가 되겠다며 현실주의자들에게 대들고 길에서 벗어나는 짓을 많이 해왔다. 

어쩌면 이렇게 팬질을 영위하는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이돌은 나에게 꿈을 꾸게 하는 존재니까.


언젠가 남준이 팬분이랑 이야기하면서 낭만주의자인 나를 너무 생각없는 사람으로 보고 그것을 틀린길이라 칭하는 주변 어른들의 시선이 너무 힘들다 징징 거린 적이 있는데 

그게 나쁜것이 아니라고 잘못된것도 아니고 하며 나를 달래주었던 분이 생각이났다. 

덧붙여 본인도 그렇게 살기를 희망한다는 이야길 했었는데, 

그분과 나 그리고 남준이가 하나로 엮어지면서 왠지 진짜로 비슷한 사람들끼리 복작대고 있는 기분이 들어 남준이가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나는 감성과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더 이상 잃어버리고 싶지 않다. 

슬프면 슬프다고, 기쁘면 기쁘다고 말하고 표현하면서 살고싶다. 

찬란한 것을 보고 찬란하다고 표현하는데 이것이 오글거린다는 이유로 그냥 예쁜 것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




두번째 공감했던 이야기는 행복은 상대적인 것이라는 이야기.


뭐 가사에서도 자주 보이는 말이지만 행복은 자기자신에게서 나오는 것이라는 걸 남준이는 강조하는 편이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 편이고. 

산에 들어가서 살아도 그 사람이 행복하면 행복한 인생인건데 사람들은 자신의 잣대(어느지역 어떤아파트 몇평 등등)를 들이대면서 

저 사람은 불행할 것이라 쉽게 단정짓고 그사람의 행복을 평가한다.


나는 행복이나 슬픔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이와 같은 질문을 던진다. 

"여기 아기가 있어요. 정말 소중히 자기가 태어났을 때부터 함께한 인형이 있는데, 

이 아기한테는 그 인형이 평생을 같이 한 인형이라 소중한거에요. 

그런데 그 인형을 누가 망가트렸어요. 그리고 어떤 사람이 있어요. 

정말 믿었던 사람한테 배신을 당해서 파산 직전의 상태에요. 지금 일주일 째 술로 위로하며 슬퍼하고 있어요. 

이 두 사람 중 누구의 슬픔이 더 슬픈거라고 판단 할 수 있나요?" 

대부분은 후자가 더 슬픈것이라 이야기하는데 나는 이어 말한다. 저 아기는 그 슬픔에 잠겨 죽었고, 저 사람은 그래도 살아서 빚도 갚고 다시 재기했다면요? 


나는 슬픔을 0 아니면 1 이라고 생각한다. 슬프거나 그렇지 않거나. 

슬픔은 오롯이 슬픔인거지 누군가에게 정도를 평가받을 내용이 아닌거다. 

같은 연장선상에서 행복도 동일하다. 행복은 행복인거다. 

누군가보다 행복하다는 것을 어떻게 아느냐고 나는 참 묻고 싶다. 

그 사람이 얼마나 행복한지 측정할 수 있냐고 말이다. 


남이 얼마나 행복한지 내가 측정할 수 없으니까 행복은 상대적인 것이다. 

그냥 내가 행복하면 행복한거고 내가 지금 불행하다고 생각하면 불행한 것이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이 간단하고 쉬운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내 주변엔 너무 많다. 

그리고 끊임없이 나에게 주입한다. 

너는 저 사람보다 행복하니 그만 징징거리라고. 

참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뭐 그래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런 나의 생각과 동일한 생각을 가진 동지를 만나서 기쁘다는 것. 

아이돌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날이 올 줄은 몰랐는데 정말 글을 쓰면서도 너무 신기하다. 

이런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 내 오빠라서 참 즐겁고, 행복하다. 



Comments